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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홍어와 선물과 천덕꾸러기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과정은 복합적이다.

박성규 | 기사입력 2025/01/25 [11:29]

<포토에세이> 홍어와 선물과 천덕꾸러기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과정은 복합적이다.

박성규 | 입력 : 2025/01/25 [11:29]

제목: <포토에세이> 홍어와 선물과 천덕꾸러기

부제목: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과정은 복합적이다.

/박성규

▲     ©

 

★★★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단골손님이 소주 네 병을 사 갔다.

걱정하는 소리를 하고 갔다.

길거리에 개미 새끼 한 마리가 없어요.”

매일, 허구한 날 쌈박질만 하고 있으니 큰일이네요.”

, 큰일 났다. 소상인들의 줄 파산이 이어지지 않을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3개월 전부터 자주 하는 걱정이다.

★★★

텔레비전 뉴스를 보았다.

대통령 탄핵, 구속, 찬반 대립 등등 시끄럽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답답하다.

한숨이 길게 나왔다. 메모 벽이 발동했다.

핸드폰 네이버 메모장에 몇 개의 단어를 입력했다.

천덕꾸러기, 통 큰 정치, 통 큰 결심, 골치, 애물단지

 

▲     ©

 

★★★

오늘도 챗 GPT에 요구했다.

<질문>

제시한 사진은 큰 홍어를 회로 먹기 위해 썰어놓은 것이다.

(1)‘홍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2) ‘홍어로 우국(憂國)을 주제로 하는 2행시를 쓰시오.

/

대답이 깔끔하고 이행시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았다.

/

홍어는 한국의 전통 음식 중 하나로, 주로 전라남도 지역에서 많이 소비됩니다. 특유의 강한 향과 풍미로 잘 알려져 있으며, 보통 회로 먹거나 삼합(홍어, 김치, 돼지고기)으로 즐깁니다. **홍어**는 또한 식초나 고추장 양념으로 숙성시켜 특유의 향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홍어**를 주제로 한 **우국(憂國)2행시**:

 

****수 같은 애국심으로 우리 모두

****울려서 나라를 지키자.

/

대단하다.. 이행시도 그럴듯하다.

홍어는 군산과 서천 사는 사람들도 즐기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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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홍어를 여러 지인에게 선물로 보냈다.

얼마 전에 초등학교 동창에게도 홍어와 갈치를 선물로 보냈었다.

카톡이 왔다.

/

친구님, 너무 과한 선물을 하셔서 고맙고 행복하고!

날개는 회 떠서 초장에 잘 먹고 있고

나머지는 2개로 나누어서

홍어탕 해서 어제 저녁부터 잘 먹고 있어요!

감사 또 감사하고 나도 뭐든 해야 할 텐데 걱정 되는구만.

/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

홍어 요리를 준비하는 모습.

맛있게 먹는 모습,

머릿속에 그려져 덩달아 행복했다.

 

▲     ©

 

★★★

지난해 연말, 고등학교 친구 송년회 자리에

친구 하나가 큰 홍어 여러 마리를 쾌척했다.

군산에서 부천으로 공수 중에 있다는 소식이 단톡방에 올라왔었다..

곧바로 응답 메시지를 올렸다.

/

군산에서 홍어 공수!!

홍어!!!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렙니다.

/

홍어로 이행시를.

홍익인간무엇인가? ‘인간 세상을 크게 이롭게 하라

어찌하여 혼란한가? 우국지정 애가 타네. 홍어 애도 있으리라. 홍어와 막걸리로 취기를 부추긴 후, 국가 안위 논하리라.

 

열대여섯 명이 홍어 때문에 무척 행복했다.

어린시절 군산과 서천에서 살았던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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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을 보낼 일이 생겼다.

허릿병이 심할 때 친절하고 자상하게 치료해 준 젊은 의사였다.

무엇을 얼마나 보낼까?

기억에 남는 특별한 선물을 보내리라.

여러 날 고민했다.

홍어, 갈치, 박대를 보내기로 결정했었다.

/

그러나 이런저런 생각 끝에

혹시 이 선물이 천더꾸러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가만 있어라. 이 의사의 고향이 어딘가? 홍어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와이프가 홍어탕을 끓일 줄 모른다면 어쩌나? 그렇다면 홍어 선물이 천덕꾸러기가 될지도 모른다.”

결국 모바일 농협 상품권을 선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

선물과 천덕꾸러기에 대해 생각하다가 질문 벽(質問癖)이 발동했다.

GPT에 물었다.

/

다음 글을 잘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다음>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 천덕꾸러기가 될 때가 있다.

사람도 그렇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

삼라만상이 각기 그 존재 가치가 있다.

원래부터 그 자체가 천덕꾸러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질문>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과정과 원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300자 내외로 제시하시오.

/

대답을 제시했다. 일부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과정은 복합적이다. 처음에는 큰 기대와 필요 속에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함과 당연함 속에 그 가치가 희미해진다. 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때는 중요한 인물로 인정받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하면서 그 중요성이 감소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도 작용한다. <하략>

/

이의를 제기할 만한 내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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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을 며칠 앞두고 있다.

많은 선물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정성어린 선물이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GPT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과정은 복합적이다.”고 했다. 복합적 요인!! 수많은 요인에 의해서 그렇게 된다는 것일 게다.

아무튼, 작은 선물 하나 보내는 것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다.

왜냐하면, 아무리 독특하고 기쁨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물도

여러 가지 상황과 이유로 인해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사온 홍어를 삭히고 있는 중이다.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 저녁에는 홍어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두어 잔 기울일 것이다.

 

★★★

<필자 프로필>

전 김포제일고, 함현중학교장 정년퇴임,

현 군산중고 463879회 회장

 

현 CSPACE24 편의점, 강화도 길상점 영업부장

현 K-시니어라이프 인터넷 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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