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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이고 선 저 바람처럼

노자규의 골목이야기

K-시니어라이프 | 기사입력 2024/12/04 [09:01]

허공을 이고 선 저 바람처럼

노자규의 골목이야기

K-시니어라이프 | 입력 : 2024/12/04 [09:01]

 


허공을이고 선 저 바람처럼


비야 넌 어쩌다 비가 됐니

나처럼 눈물을 감추지 못해
비가 된 네게
젖은 내 울음을 바라보다
사랑이 털린
가을이
날개를 접어서일까

ㅅ에서 ㅇ으로
헤매도는 마음 사이에서
바람처럼 내가 운다

 

 


절름거리는 내 사랑은
누더기로 기워 입은
이별 앞에 구부러진
달을 밑천 삼아

망가진 시간만 바라보니
눈물로 눕힌 자리마다
허기진 내 사랑이
또운다

멀리 간 사랑이
사라진 아픔을
데리고 왔나 보다

내리는 비에
내 사랑을 걸어둔 채
서걱거리는 가슴
마디마디 그리움에
점을 찍고

움츠린 바람 속에
속살을 드러낸
흔적이 지워진
흔적 때문이었을까

조금더
깊어진 울음으로
내가 또 운다

길을 잃은
저 달 안에
눈물로 떠 있는 내그리움은
허공을 이고 선
저 바람처럼
흔적과 흔적 사이에서 우니

당신이 내게
유일하게 남긴
이 눈물로
이별의 끝에선
병든 사랑을
바람에 말려보리라

비내리는 이밤
사라진 별을
머리에 이고
그리움을 문지르다
사랑에 길든
그 그리움 따라

당신의 발자국도 따라왔으면

 

 



펴냄 / 노자규의 골목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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