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이 '헤이그 특사'로 활동한 독립운동가 보재(溥齋) 이상설(1870∼1917)의 서훈을 높이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을 제대로 평가받도록 현재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인 서훈을 대한민국장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취지다. 26일 군에 따르면 '진천의 혼' 보재의 서훈을 80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는 2025년에 대한민국장으로 승격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송기섭 진천군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 4월 김영환 충북지사의 도민과의 대화에서 이를 거론했고, 5월 임호선 의원 초청간담회에서 다시 건의했다. 지난달에는 생거진천문화축제장에 마련한 이상설 홍보 부스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해 3일간 2585명의 서명을 받았다. 같은 달 18일에는 한국자유총연맹 군지회 주최로 열린 최태성 강사 초청 토크콘서트(행동하는 지식인, 이상설)에서 서명을 이어갔다. 또한 청소년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 내 이상설 업적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 전단을 배포하고 감사의 글 남기기 캠페인도 전개 중이다. 이처럼 진천군이 이상설 서훈 승격에 공을 들이는 것은 공적에 비해 서훈 등급이 낮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훈 승격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여운형(2008년), 유관순(2019년), 홍범도(2021년)의 서훈을 승격했다. 이중 유관순 열사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을 맞아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추가 서훈한 바 있다.
이상설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거목이자 민족교육자다. 1870년 진천읍 산척리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들으며 독학으로 영어, 프랑스어 등 7개 국어를 터득했다. 1906년 중국 옌볜에 항일 민족교육의 요람인 서전서숙을 세웠다. 1907년에는 고종 황제의 밀명을 받고 이준, 이위종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돼 대한독립을 호소했다. 한일 강제합병 이후에는 중국 옌볜과 소련 연해주 일대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1917년 3월 2일 러시아 니콜리스크에서 지병으로 순국했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진천군은 여러 어려움을 뚫고 지난 3월 이상설 선생 기념관을 생가가 있는 산척리에 개관했다. 덕산면에 있는 서전고등학교도 선생이 세운 서전서숙에서 따온 것이다. 송기섭 군수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에 정당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곧 나라 사랑의 길"이라며 "2025년, 이상설 선생의 서훈 승격 노력이 좋은 결실을 보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시니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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