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선 두 척을 이끌고 경상북도 울릉군 서면 태하리에 도착하였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상하고 기이한 꿈을 꾸었다. 안무사는 이상하게 생각은 했으나 그 꿈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도저히 배를 띄울 수가 없게 되었다. 결국 출발을 중지하고 풍랑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며칠을 보냈으나, 바람이 멎을 기세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심해져 가기만 하였다. 자신이 잠을 자던 자리에 필묵(筆墨)을 잊고 왔으니 가지고 오라고 하였다. 영문을 모르는 동남동녀가 안무사의 필묵을 찾으러 총총히 밀림 사이로 사라지자 그렇게 심했던 풍랑이 거짓말처럼 멎고 항해에 적당한 바람만 불어오는 것이었다. 배는 순풍을 받고 일시에 포구와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배는 벌써 수백 리 바다를 거쳐 육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안무사를 원망하면서 울부짖던 동남동녀는 공포와 추위, 그리고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떠날 날이 없던 중에 다시 울릉도 안무사의 명을 받고 섬에 오게 되었다.
자신이 유숙했던 자리에는 두 동남동녀가 꼭 껴안은 채로 백골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안무사는 억울하게 죽은 동남동녀가 너무 불쌍해 그들의 고혼(孤魂)을 달래고 애도하기 위해 그곳에 조그마한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내 그들의 혼백을 위로하였다. 위험한 해상 작업의 안전도 빌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 건조한 선박의 진수식이 있을 때마다 태하1리 성하신당[성황당]에 제사를 지내 해상 작업의 무사 안전과 어업의 번창을 기원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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