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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프로 농부님 죄송합니다.

올 농사 망치며 느낀 건 농부들의 고마움

박영규 | 기사입력 2024/08/27 [10:52]

전국에 프로 농부님 죄송합니다.

올 농사 망치며 느낀 건 농부들의 고마움

박영규 | 입력 : 2024/08/27 [10:52]

전국에서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의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계신 농부님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조그만 텃밭을 만들어 놓고 묘종을 꽂기만 하면 알아서 잘 자랄 것이라고 농사를 우습게 생각한 무지의 용감함에 부끄러운 마음을 느끼고 있는 초보 농부입니다.

 

 초봄 자신감 만땅~~^^


평생 농사를 지어보지 못했던 초보 농부는 60대 후반인 3~4년 전부터 시흥시의 모처에 조그만 텃밭을 만들어 놓고 주변에 저도 농부(?)라며 어께에 힘을 잔뜩 불어넣고 시작했습니다.

그럭~ 저럭~ 조금씩 수확을 하며 자신감을 얻어 왔던 터라 올해는 일찌감치 지인의 도움을 받아 소형 로타리로 땅를 일구고 돌들을 골라내며 작물 심을 뚝과 골과 을 만들고 검정비닐을 씌워 들뜬 마음으로 용감하게(?) 농사를 준비했습니다.

 

 

 작물 10여가지 꽂아놓고 기대만발

 

다양한 농산물(고추, 가지, 옥수수, 오이, 참외, 노각, 수박, 상치, 쑥갓, 호박, 도마토, 감자, 고구마, 딸기 등)의 묘종을 매입하여 대충대충(~~ ㅠㅠ) 꽂아 놓고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   작물이 조금씩 자라면서 농장의 모습으로 살아남

 

처음에는 부지런히 찾아가 물도 주고 풀도 뽑고 꼬물꼬물 올라오는 묘종들을 보며 설레었습니다.

설레 임도 잠시, 처음 상치가 잎이 커지며 다음 주쯤에 첫 수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농장(?)에 가보니 고라니가 상치에 잎을 깨끗하게 먹어 치웠습니다.

▲   상치는 고라니 밥으로 선사~~^^

 

상치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농사(?)에 더욱 관심을 쏟고 농장에 찾아가 작물들의 성장을 지켜봤습니다.

중간중간 비가 적절하게 오는 것 같아 하늘에 감사하며 오이와 고추를 고정하기 위한 대를 세우고 수확을 꿈꾸며 땀을 흘리며 작물들의 자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수 주가 지난후 후 문제가 발생 됐습니다.

분명히 구분해서 심었다고 생각했는데 오이와 참외와 노각이 영역 없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오이가 열려야할 자리에 걸린 참외들~~^^


오이는 바닥에서 줄기를 키워가고 참외와 노각은 오이 줄에 걸려 올라가고 열매가 열리면서 겨우 구분해 나눠놓았는데 이제는 농작물이 성장하지 않고 겨우 열린 오이는 가는 굵기로 쓴맛이 강해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깻잎은 지난해 열린 씨앗이 떨어져 여기저기서 자라고 있어 작물의 구분을 어지럽혀 잘 자라는 것은 잘 호미로 캐내서 떠서 비닐로 씌운 골에 옮겨 심어놓았으나 몇 개는 골 한가운데에서 자라고 있지요.

 

 지난해 떨어진 씨가 싹이나면서 골에서도 깻잎이 무성

 

다행히 가지는 몇 개씩 열려 겨우 초보 농부의 체면을 살려 주었으며 수박도 몇 개가 열려 예쁜 모양의 자태를 뽐내고 참외도 몇 개씩 열리고 있어 사진을 잘 찍어 주변에 자랑을 많이 했지요.

 

 

 

깻잎은 고라니의 손을 타지 않고 잘 자라서 조금씩 따서 쌈채로 식탁에 올리기도 했으며 참외, 토마토, 가지, 고추 등도 조금씩 수확해서 식재료로 식탁에 올렸지요.

 

 

아뿔사~~!

이럴 수가 농사에 다시 문제가 생겼습니다.

날이 더워지고 비가 오는 날도 불규칙적이고 개인적으로 바쁜 일도 있고 해서 2~3주 농장방문을 못 했더니 그사이에 농장에 문제가 발생됐습니다.

 

 고구마 밭은 풀밭으로~~^^

고구마밭은 물론 밭 전체가 골이 어딘지 모를 정도 풀이 자라있는가 하면 농장 가에 심어놓은 호박은 겨우 잎이 몇 개만 겨우 붙어 있고, 옥수수는 고라니가 밟고 지나다녀 쓰러져 있고, 깻잎은 대부분 벌레가 먹었는가 하면, 매년 잘 키웠던 고추도 열리지 않고 토마토는 비실비실~~^^

 8월 중순인데도 호박은 달랑 꽃 한 두개~~

수박은 두 개 겨우 땋는데 모두 골아서 한 입도 먹어보지 못하고 겨우 참외 노란 것 몇 개 따서 마나님에게 체면 세웠네요.

 풀밭이 고구마 밭으로 변신~~^^

지난주까지 겨우 주변 풀을 다 뽑고 왔더니 이제는 고라니가 고구마잎을 다 갈아 먹고 여기저기 배설물로 왔다 갔다는 표시를 해놓고~~ ㅠㅠ

 

 

농사를 쉽게 생각하고 건방 떨던 초보 농부는 프로 농부님들께 죄송함과 고마움에 큰절을 올려야 하겠습니다.

 

이제야 내년에는 자만(?)하지 말고 초보 농부의 겸손한 마음으로 프로 농부님들께 잘 배워 지식을 쌓고, 한해 농사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후 더욱 부지런하게 충실히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이게 농부로 성장 되는 과정이겠지요~~?

 

 

내년에는 대박 사고 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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